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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가 바뀌었다, 이제 유통이 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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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6.09.05 03:50
       (주) 모노트레이드 김성래 회장
 
 
 
〔명사 칼럼〕
 
유통시장의 변화는 단순히 온라인 쇼핑의 성장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변화의 본질은 유통구조(Distribution Structure) 자체의 변화에 있다.
 
과거에는 생산자가 상품을 만들고 도매업자가 공급하며, 소매업자가 매장을 통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전형적인 가치사슬(Value Chain) 구조가 중심이었다. 소비자는 필요한 상품이 있으면 매장을 찾아갔다.
 
그러나 온라인 플랫폼과 모바일, SNS, 라이브커머스 등이 성장하면서 상품을 발견하고 비교하고 구매하는 고객 여정(Customer Journey)이 크게 달라졌다.
 
이제 소비자는 매장 안에서만 상품을 발견하지 않는다. 일상 속 콘텐츠와 추천, 검색을 통해 상품을 접하고 구매를 결정한다. 따라서 오프라인 사업자가 고민해야 할 문제는 단순히 “온라인과 어떻게 경쟁할 것인가”가 아니다. 더 중요한 질문은 “오프라인 매장이 소비자에게 어떤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이다.
 
오랫동안 소매업에서는 좋은 입지가 성공의 중요한 조건이었다. 유동인구가 많고 접근성이 좋은 곳에 매장을 확보하는 것이 매출과 직결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은 단순한 유동인구보다 목표고객(Target Customer)이 실제로 존재하는가​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많은 사람이 지나가는 상권이라도 구매 가능성이 낮다면 매출로 이어지기 어렵다. 반대로 규모가 작더라도 구매 가능성이 높은 고객이 지속적으로 방문하는 공간이라면 높은 구매전환율(Conversion Rate)​을 기대할 수 있다.
 
결국 좋은 상권에 대한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과거에는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이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우리 상품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 머무는 곳’​이 더 중요한 상권이 될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에는 임대료, 인건비, 관리비, 재고비용 등 다양한 비용이 발생한다. 그래서 그동안 매장의 생산성을 판단할 때 면적당 매출(Sales per Square Meter)​을 중요하게 봤다.
 
그러나 앞으로는 매출만으로 공간의 가치를 판단하기 어렵다. 몇 명의 고객이 방문했는지, 얼마나 오래 머무는지, 어떤 상품에 관심을 보이는지, 구매로 얼마나 연결되는지, 다시 찾아오는지까지 함께 살펴봐야 한다.
 
즉 고객 유입(Traffic) → 체류시간(Dwell Time) → 관심(Engagement) → 구매전환(Conversion) → 재방문(Retention)​의 흐름을 관리해야 한다. 고객을 매장에 들어오게 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머물고, 경험하고, 구매한 뒤 다시 방문하도록 만드는 구조가 필요하다. 이 때문에 현대의 매장은 단순한 판매장소(Point of Sale)​에서 경험의 장소(Point of Experience)​로 변화하고 있다.
 
휴식, 식음료, 문화, 콘텐츠 등 다양한 요소가 상품과 결합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결국 오프라인 매장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상품을 진열했느냐보다 고객에게 머물 이유를 얼마나 만들어주는가에 달려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주목할 수 있는 방식이 샵인샵(Shop-in-Shop)​이다. 샵인샵을 단순히 다른 매장에 상품을 진열하는 방식으로만 보면 기존 입점과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이미 고객을 확보한 공간에 새로운 상품이나 서비스를 결합한다는 관점에서 보면 의미가 달라진다.
 
기존 공간이 가지고 있는 고객기반(Customer Base)​과 새로운 상품을 연결하고, 서로 다른 업종이 보완관계를 형성한다면 새로운 소비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식음료 공간과 패션·생활상품이 결합되면 고객은 원래 목적과 다른 상품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된다.
 
이는 단순한 공간 임대가 아니라 새로운 고객 접점(Touch Point)​을 만드는 유통방식이다. 앞으로의 샵인샵은 입점수수료보다 고객 공유와 매출 시너지(Synergy)​를 얼마나 만들어내느냐가 중요해질 것이다.
 
과거 오프라인 사업자의 핵심 역량은 상품을 잘 매입하고 적정 가격에 판매하며 재고를 관리하는 것이었다. 이제는 여기에 공간기획, 고객경험(Customer Experience), 데이터 분석(Data Analysis) 능력이 더해져야 한다.
 
어떤 상품을 입구에 배치할 것인지, 고객이 어디에서 오래 머무는지, 어떤 상품이 함께 판매되는지 등을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 이러한 정보가 축적되면 감각에 의존한 운영에서 벗어나 데이터 기반 유통(Data-driven Retail)​으로 전환할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은 더 이상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장소가 아니다. 사람과 상품, 공간과 콘텐츠를 연결하는 하나의 작은 유통 플랫폼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대형 플랫폼은 규모와 물류 효율성을 앞세우고, 온라인 사업자는 가격과 편의성을 강화하고 있다. 오프라인 사업자가 이들과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오프라인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찾아야 하는가. 결국 핵심은 연결(Connection)​이다. 상품과 사람을 연결하고, 공간과 상품을 연결하며, 지역과 소비자를 연결하고, 서로 다른 업종을 결합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단순히 더 많은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유통은 이제 상품을 이동시키는 산업을 넘어 소비자의 생활과 상품을 연결하고, 새로운 경험을 설계하는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 아무리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유통의 중심에는 결국 사람이 있다. 가격과 품질만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설명할 수는 없다. 편의성, 신뢰, 경험, 취향과 관계도 중요한 구매요소가 되고 있다.
 
따라서 오프라인 사업자는 경쟁사를 보기 전에 자신의 고객부터 다시 살펴봐야 한다. 누가 방문하는지, 왜 찾아오는지, 무엇을 구매하는지, 얼마나 머무는지, 왜 다시 오는지​를 알아야 한다.
 
유통시장은 이미 변했다. 이제는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자신의 상권과 고객, 상품구조를 다시 살펴보고 새로운 사업모델(Business Model)​을 설계해야 한다.
 
앞으로의 오프라인 매장은 단순한 판매점이 아니라 고객경험 플랫폼(Customer Experience Platform)​으로 진화해야 한다. 상품을 많이 가진 매장이 반드시 강한 것은 아니다. 사람이 찾아오고, 머물고, 경험하고, 구매하고, 다시 방문하게 만드는 곳이 경쟁력 있는 매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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